아빠.. 생일 축하해요.
얼마나 해보고 싶었던 말인지, 저보다 더 깊게 알고 계시죠..
아빠도 제 생일때마다 되뇌이셨을 것 같아요…
아빠, 저는 아빠의 눈물을 기억해요.
아마, 가을쯔음이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요.
창환이랑 나랑 아빠랑 셋이 할아버지 산소를 찾은 그 날.. 입구에 갈대밭이 무성한 우리 할아버지 산소요. 올라가는 길엔 감나무가 주욱 늘어 서 있는 우리 할아버지 산소에 찾아갔던 그 날이요.
산소 앞에서 아빠가, 소리도 못내고 흘리던 눈물을 저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눈물때문에 지금까지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어요.
세상의 잣대로 보았을때, 그리 잘난것도 아니지만요. 언제고 다시 아빠를 만났을 때, 아빠를 듬뿍 닮은 딸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잘 자라주었구나..’ 라는 말을 듣고 싶었거든요.
10여년동안 아빠의 생일마다 저는 편지를 썼습니다. 어버이날마다 카네이션도 꼭 두개씩 만들었구요.. 하나는 엄마 가슴에.. 하나는 제 서랍에 곱게곱게 쌓아갔거든요. 그리고 오늘에서야, 아빠한테 ‘생일축하드린다’는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되어 저는 얼마나 기쁘고 좋은지 몰라요.
아빠, 저는요, 평생 부모에게 받을 사랑을 어린시절 아빠에게 너무나 많이, 값지게 미리 다 받았던 것 같아요. 나이를 한살 한살 먹으면서, 친구들에게도 저는 당당하게 늘 말할 수 있었거든요. 우리 아빠는 세상의 그 어떤 부모도 자식에게 더 주지 못할만큼, 그렇게 많이 나를, 창환이를 사랑하셨다고요.
아빠가 우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매일매일 얼마나 아끼고 소중하게 키우셨는지.. 저는 알 수 있어요.. 늘 느끼고 있는걸요.
아빠, 저는 이제 동화책이 아니라 같은 책을 읽고 얘기할 수 있을만큼 컸어요. 시라소니를 얼마나 재밌게 읽었는지 몰라요. 낚시터에 가면 아무말 없이, 새벽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만큼 컸어요.
아빠.. 제가 아빠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아빠는 아마 모르실거예요. 아빠가 아들, 딸을 가슴에 품고 사랑하시는 것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아빠.. 보고싶어요.
기다릴게요.
올해는 아빠 생일에 같이 마주하지 못했지만요. 그래도 올해는 생일 축하드린다고 전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흘렸던 눈물이 보고싶어서, 그리워서였다면… 오늘부터 제 눈물은 기뻐서예요.
아빠, 꼭.. 언제고.. 만나자고.. 맛있는거 사주시겠다고 연락 주셔야 해요. 제가 아빠보다 술은 더 잘 마실걸요? ^-^
아빠.. 생일 축하드려요.
사랑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