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수능 보던 날 -1998년 11월 18일

422 2006.11.16 15:02:54
이제는 회사를 가든, 어떤 모임을 가든.. 막내 소리는 못 듣는다.
그래도 아직 나는 10대와 같은 마음이야~ 싶었는데... 오늘이 수능 보는 날이라고 해서, 내가 수능을 언제 봤던가..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보니..!

때는 일천구백구십팔년 십일월.. 두둥.
우웅?? 1998년???
지금부터 몇년전인거야?

참.. 세월이 빠르다, 빠르다.. 들었는데.. 벌써 8년전 일이 되어 버렸다.


수능 보러 가는 길에,
청심환을 먹고 가야 한다, 처음 먹으면 부작용 있을지도 모르니 미리 테스트로 먹어봐야 한다,
도시락은 평소와 비슷한 도시락으로 싸가야 한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은 꼭 챙겨가야 한다,
전날 너무 공부하지 말고,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야 한다,
평소대로 교복을 입고 가야 긴장한다...
등등..

학교 앞에서 응원해 주던 후배들, 선생님들, 기도해주시던 교회 선생님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나고 나오면 세상이 온통 핑크빛일 줄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와보니, 여전히 나는 교복을 입고 있었고, 한달 뒤에 나올 성적표 걱정...


그럼에도, 내가 이 날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다른 엄마들처럼 시험장에 따라오지도 않는, 무뚝뚝한 우리 엄마가 도시락을 들고, 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는 내 등을 두들기면서 어색하게 말씀하셨다.

딸아, 사랑한다.

지금도 너무 선명하게 생각난다. 그 말이 시험 보는 내내 내게 평안을 줄 수 있는 말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내 뒤에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지난주에는 고등부에서, 우리 고3들을 위한 기도회를 했었다. 의연해 보이지만 모두들 긴장하고 있고, 걱정과 염려가 많아 보였다. 뭐, 벌써부터 재수를 준비한다는 녀석들도 있고.. ^^- 몇 년전 우리들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어쨌든,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고3들.
힘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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